'왜 창의성 연구가 필요한가?'_칙센트미하이

창의성 연구

우리는 두 가지 이유에서 창의적인 인물과 그들이 이룬 업적의 배경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이유는 아주 분명하다. 즉, 창의성은 문화를 풍요롭게 하며, 따라서 간접적으로 우리 모두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보다 흥미롭고 생산적인 인생을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창의성에 대한 연구가 우리가 직면한 보다 시급한 문제를 외면하는 일부 엘리트 계층의 기분전환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 합니다. 그보다는 인구과잉과 궁핍 등 보다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력투구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들의 주장에 의하면 창의성에 대한 관심은 불필요한 사치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다소 근시안적인 시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궁핍이나 인구과잉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은 마술처럼 홀연히 나타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있다면 우리가 거기에 창의적인 방식으로 관심을 기울여야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둘째,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는 우리의 삶에서 잘못된 것을 제거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왜 살고 있을까요? 창의성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창의성은 우리에게 가장 활기찬 삶의 모델을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자들은 병든 환자들을 연구함으로써 건강한 사람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뇌손상 환자, 신경증 환자, 범법자들은 대조적인 실례를 보여줌으로써 정상적인 정신기능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반면 지극히 긍정적인 감각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배울 것이 많지 않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우리의 삶에서 무엇이 부족한지를 알기 위해서는 반대로 풍요롭고 만족스러운 삶에 대해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을 쓰게 된 주요 동기 중에 하나도 대부분의 일반적인 삶보다 좀더 만족스러운 존재방식을 알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모두는 두 가지의 상반된 성향을 지니고 태어난다. 자기보존, 자기권력 확대, 에너지 축척을 위한 본능으로 구성된 보수적인 성향과 무엇인가를 탐구하고 새로움과 모험을 즐기는 본능으로 구성된 개방적인 성향이 그것입니다.창의성으로 이어지는 호기심은 후자에 속합니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성향을 모두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보수적인 성향은 외부적인 도움이나 격려를 필요로 하지 않는 반면, 개방적인 성향은 돌보지 않으면 금방 시들어버리고 맙니다. 만일 호기심을 가질 만한 기회가 거의 없고 모험과 탐구로 가는 길에 많은 장애가 있다면 창의적 활동으로 이어지는 동기는 사라져버리기 쉽습니다.

 

흔히들 우리가 창의성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창의성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설왕설래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창의성이 실현되는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기초과학에 대한 연구는 직접적이고 실용적인 쪽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예술은 점차 대중적인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상품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기업의 경영자들은 개혁가가 아니라 경리가 필요하며, 투자하고 모험을 하기보다는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과학, 예술, 경제 뿐만 아니라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학교 예산이 빠듯하고 학생들의 성적이 떨어지면 학교에서는 기본적인 학과목만 남기고 불필요한 장식-보통 예술과 방과후 활동 - 을 폐지해 버리는 쪽을 택합니다. 읽기, 쓰기, 셈하기는 독창성과 창의적 사고를 권장하는 방식으로 교육되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학생들은 기본학과를 두려워하거나 지루해 합니다. 우리의 다음 세대가 열정과 자신감을 갖고 미래를 개척할 수 있도록 하려면 기본적인 생활 능력 외에 창의적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