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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

모순적 측면과 창의적 인재 연구

by 슬생시즌1 2023. 9. 29.

모순

지난 글에 이어서 창의적인 사람이 복합적 성향에 대해 좀 더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창의적인 사람들은 장난기와 끈질김 또는 책임감과 무책임이 혼합된 모순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장난스럽고 가벼운 태도가 창의적인 사람이 가지는 보편적 특성 중 하나입니다. 존 휠러는 젊은 물리학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탄성력이라고 말합니다. “나는 항상 이것저것 건드려보면서 과학에서 재미를 느끼죠. 진짜 장난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식의 가벼운 기분을 가지고 연구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데이빗 리스먼은 자신을 사회문제 대한 빈틈없는 관찰자로 만들어준 ‘초연한 집착’의 태도를 기술하면서 “무책임하면서 동시에 책임감을 가지려고 한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장난기는 그와 반대되는 극기, 인내, 집착하는 성향이 없다면 연구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완결시키고 앞에 높은 장애물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피땀 흘리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스 베테는 그를 유명하게 만든 물리학 난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요인이 무엇이냐고 묻자 웃으면서 답했습니다. “두 가지라고 답했습니다. 하나는 두뇌이고, 다른 하나는 분명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을 수 있는 난제에 매달려서 기꺼이 오랜 시간을 생각하면서 보내는 끈기입니다.” 

창의적인 사람은  느긋한 태도를 보이지만 대부분 밤늦게까지 일하는 일 중독자 입니다. 바사리는 1550년에 저술한 그의 책을 통해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 파올로 우첼로가 원근법을 연구할 때 밤새도록 “이 원근법은 정말 훌륭해!” 라는 말을 되뇌면서 서성거렸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우첼로 부인이 계속해서 잠을 자라고 재촉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합니다. 

 

- 창의적인 사람은 한편으로는 상상과 공상, 또 한편으로는 현실 사이를 오간다고 합니다. 

양쪽 모두 과거와 접촉을 잃지 않고 현재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한때 예술과 과학이 인간이 만든 현실에서 도피하는 가장 위대한 형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위대한 예술과 과학은 현실과는 다른 세계를 뛰어넘는 상상력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종종 이러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현실과는 아무 상관 없는 공상 정도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예술과 과학의 공통점은 우리가 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뛰어넘어 새로운 현실을 창조합니다. 동시에 이러한 ‘탈피’는 비현실적 동화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의적이 되기 위해서는 처음에는 낯설게 보이지만 조만간 진리라고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음악가, 작가, 시인, 확가 등과 같은 예술가들이 공상가 생각하는 반면 과학자, 정치가, 사업가는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보면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창의적으로 일 하기 시작할 때 그런 논리는 사라집니다. 예술가들은 물리학자처럼 현실적일 수 있으며 물리학자도 예술가처럼 상상력이 풍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은행가가 평범하고 상식적인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존 리드와 같은 금융계 지도자의 말을 들어보면 그러한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현실이란 상대적이며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므로 미래를 창의적으로 맞이할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 창의적인 사람은 외향성과 내향성, 즉 상반된 성향을 함께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보통 우리는 군중 속에 있든지, 아니면 뒤로 물러서서 방관자가 되든지 어느 한쪽이 되기 쉽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사람을 외향성과 내향성으로 구분하고 측정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창의적인 사람은 이 두 가지 성향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들은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실험실에서 연구를 하기 위해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습니다. 젊은 인재를 관찰한 결과, 청소년기에 혼자 있는 것을 참지 못하면 능력 또한 개발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음악 연주나 수학 공부는 고독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혼자 있는 것을 참을 수 있는 인재만이 어떤 영역의 상징을 터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창의적인 인물은 사람을 만나고, 그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서로 교환하고, 다른 사람의 작품과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물리학자인 존 휠러는 평소의 소탈한 태도로 이 점을 이야기합니다. “만일 다른 사람과 함께 이것저것 생각을 교환하지 않는다면 길에서 벗어나고 맙니다. 나는 우리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고 말합니다.” 

 

- 창의적인 사람은 매우 겸손하지만 동시에 자존심이 강합니다. 

거만하거나 건방질 것이라 기대했던 유명인을 직접 만나보면 뜻밖에 소심하고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충분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뉴턴이 말대로 그들은 자신이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즉 어떤 영역을 연구하다보면 이전의 오랜 업적이 밑바탕이 되어서 지금 이 자리에 자신이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둘째, 그들은 자신이 이룩한 업적에 어느 정도 행운이 작용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셋째, 그들은 보통 미래의 계획과 현재 직면한 도전에 너무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업적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거기에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않습니다. 

신경심리학자인 브렌다 밀러는 탁월한 업적과 명성에도 불구하고 매우 자기 비판적이며, 자신이 창의적이라는 데 커다른 회의를 품고 있다고 말합니다. 캐나다의 예술가인 마이클 스노우는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수많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 자신의 내부에 존재하는 혼란감과 불안감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그들이 겸손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자신의 업적보다 가족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그들은 아무리 겸손하다고 해도 자신이 뭔가를 이루어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학 물리학자인 로살린 얠로는 평생 자신이 하는 연구가 성공한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이콥 라비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발명할 때 필요한 것이 또 한 가지 있습니다.  나는 그것을 ‘존재증명’ 이라고 말합니다.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뜻하는 말입니다. 자신감이 없으면 시도조차 할 수 없습니다. 나는 언제나 내가 하는 일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해낼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어떤 사람은 겸손함을, 어떤 사람은 자신감을 강조하지만, 창의적인 사람은 양쪽 모두를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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